허벅지가 너무 아팠던 다섯 번째 날

어젯밤에 임천초등학교에 텐트치고 비박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초딩들이 텐트로 접근해서 괴롭혀 댔다.
텐트를 에워싸고 여러 초딩들이 웅성웅성 거렸다.
“얘들아~!! ~ 텐트치고 사람 자고 있어~~ ” (수 명 모여들며) ‘우르르르르’
참으로 난감했다… ㅠㅠ
거지 같은 행색이었기 때문에 내 모습을 보여주면 더 일이 커질 것 같았다.
한 초딩이 텐트에 가까이 다가와서 말했다. 텐트 안에 사람 있냐고.
나는 “사람 있다”고 답했다 ㅋㅋ. 그 초딩은 화들짝 놀라 도망갔다.
이윽고 수업이 시작될 때가 됐는지 아이들이 교실로 돌아갔다.

잠잠해지자, 나는 텐트를 걷고 벤치에 앉아 전날 밤 샀던 건빵과 사과, 초콜릿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어떤 한 사람이 나와서 나에게 다가와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 형은 학교에서 일하시는 형인데 학교 측에서 거지 같은 저 사람이 누군가 해서 나와본 것이라고 했다.
그 형의 구수한 충청도 말투가 인상적이었다. ㅋㅋ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열심히 여행하라고 나에게 일러주고는 그 형은 학교로 돌아갔다.

벤치에 앉아 찍은 임천초등학교 전경(오늘의 사진도 날짜가 맞질 않습니다..ㅠㅠ 아마 시간은 맞을 것입니다.)

텐트를 펼쳤던 자리… 낙엽위에 텐트를 치니 푹신푹신해서 좋았다.

다시 출발!!
새롭게 출발하는데 마음은 가벼웠지만, 몸이 무거워서 그런지 자전거가 나아가지를 않았다.
조금만 속도 내서 잠시 달리기만 하면 대퇴근이 너무 아팠다.

잠시 쉬어가기.

서천 방향으로 가는 길

군산이 23km 남았다.

쉬어가다가 논밭이 이뻐서 찍어보았다. 논밭이 정말 많았다.

솜털 같은 구름

햇빛을 가린 구름


여하튼 빨리는 못 달리고 느린 속도로 계속 달리다 금강 하굿둑에 도착하게 되었다. 금강을 가로질러 건너가기 전에 점심을 먹었는데 그곳은 칼국수가 유명한 곳인 것 같았다.

다음은 식당에서 찍은 사진

칼국수가 진짜 맛있었다.

지금까지 온 길. 생각보다 꽤 많이 왔다.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드디어 충청도가 끝났다. 전라도 시작!
충청도를 뒤로 하고 금강을 건너니 전라북도였다. 예정대로 군산으로 갔다.

군산으로 가는 도중에 채만식 문학관이라고 있어서 한번 구경을 해봤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 ㅋㅋ.
군산 시내에 있는 자전거포에서 잠시 수리받고 새만금 방조제 쪽으로 계속 갔다.

하늘이 그림 같았다.
(2023-08-15 이호섭 주: 원래는 그림이 실제 같다고 해야하는데.. 이 전까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 위주로 감상했나보다.)

걸레가 된 신발 ㅠ

튼튼해지는 대퇴근

뱅기

군산에서 새만금 방조제 쪽으로 가는 길. 길이 넓고 뻥뻥 뚫려있다.

시원시원한 길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끝이 없는 도로 위에 해가 지고 있다.

중간에 여객선 터미널을 들려 배를 타고 점프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늦어 배를 탈 수가 없었다.
근육통 때문인지, 자전거 때문인지, 귀차니즘 때문인지, 너무 느리게 달렸다.

새만금 방조제를 건너려고 보니 벌써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방조제가 있기 전에는 ‘만’으로 기억될 수평선… 이곳은 곧 육지가 된다.

점점 해는 져가고…

통통한 갈매기.
(2023-08-15 이호섭 주:
왜 통통하다고 표현을 했을까?
배고파서 먹고 싶었나..ㅡㅡ)

배들이 한곳을 향해 정지해 있다.
새만금 방조제를 건너려고 보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새만금 방조제 북쪽 입구에서 하룻밤 자기로 했다.

그전에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꼬르륵)
이번 여행 처음으로 서해 바다와 만난 기념으로 회를 먹기로 했다.

회를 먹으러 수산시장으로 갔다 ㅋㅋ
(2023-08-15 이호섭 주: 이때부터도 해산물에 미쳐있었나보다.)

바다와 인접해 있음에 불구하고 가격대가 생각보다 조금 쌨다.
(2023-08-15 이호섭 주: 호구잡ㅎ?)

맛있는 것들..ㅋ
(2023-08-15 이호섭 주: 이때부터도 해산물에 미쳐있었나보다.)
적당한 가격의 물고기를 사서 손질을 부탁하고 회는 따로 놓고 뼈를 가지고 바로 위층 식당으로 갔다.

뼈를 이용해서 매운탕을 저녁으로 먹었다.
(2023-08-15 이호섭 주: 지금 생각 해보니 어렴풋한 기억으로,
종업원분들이 “혼자와서 개잘ㅊ먹네? 저X끼 뭐지?” 말한 거 가틈)


배부르게 저녁을 먹었다. 이제 숙박을 걱정할 차례.
씻고 빨래도 할 겸 가까운 민박집을 찾았다. 민박집은 거의 없었다.
찾고 찾다가 섬호텔이란 곳을 가서 5만원짜리를 3만원으로 겨우 구걸하여 자게 되었다.
사장님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다.

시설이 굉장히 좋았다.
(2023-08-15 이호섭 주: 모텔 몇번 안와본 티 ㄷㄷ)

화장실 샤워 기기가 정말 좋았다. ㅋㅋ

시설이 정말 좋았다. ^^ 침대가 푹신푹신했다. ㅋㅋ
(2023-08-15 이호섭 주: 모텔 혼자 와놓고 이렇게 실실 쪼개며 리뷰하는 거 킹받쥬?)

TV를 보며 회를 먹었다. ^^ 이날 평소보다 돈을 약간 썼다.
이날은 정말 아주 편하게 잠에 들었다.


다음날 여행 경로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이변이 일어날 줄도 모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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